춘천효자동성당
제목 | 2023년 효자동 사도들의 모후 본당 사목지침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3년 01월 14일 10시 34분 |
파일 | 2023년본당사목지침.hwp | ||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1베드 2,5)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세상의 빛이요 구원자로 나신 주님의 공현을 기념하는 오늘, 효자동 사도들의 모후 본당 모든 교우들과 함께 우리의 모든 어둠을 물리치는 ‘참 빛’이신 그리스도를 경배합니다. 우리 모두는 지난 4년 동안 코로나 시대의 긴 터널을 지나오고 있습니다. 그 시간은 일상의 소소함, 평범한 신앙생활, ‘우리’라는 관계의 소중함을 묵상하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단절과 멈춤이 일깨워준 교훈처럼. 그러나 우리는 다시, “우리가 믿음으로 태어난 곳, 주님의 섭리적 현존을 발견한 곳, 좌절한 이들을 일으켜 세우시는 주님의 자비로운 품을 발견한 주님의 집”(교황청 경신성사성, 기쁘게 성찬례로 돌아갑시다)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어려웠던 시기, 우리 효자동 공동체는 교우들의 헌신적인 희생과 많은 은인들의 도움 속에서 ‘새 성전’을 봉헌하는 기쁨을 맞이하였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너무 소중한, ‘여기’라는 오늘의 성전에, 우리가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신앙할 수 있음’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고 질문하여 봅니다. ‘그럼, 앞으로 우리는(나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전염병의 두려움을 이겨냈지만 우리는 흔들렸습니다. 그건 모두가 처음 겪는 것이었고 그래서 모두 힘들었습니다. ‘세상살이’도 ‘신앙살이’도 그러하였습니다. 새 성전을 봉헌하는 여정 속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고가 담겼을까요. 하느님의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의 지친 영혼에 영적인 생기를 불어넣을 때입니다. 주님 성전의 ‘거룩한 꽃들’이 피어나고 ‘그리스도의 향기’(2고린 2,15)가 물들여야 할 때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금년 효자동 본당의 사목 방향을 ‘영적인 위로와 성숙’이라는 지향으로 함께 해 주시기를 초대하며, 2023년 사목 성구를 다음과 같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살아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1베드 2,5) 이는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씀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보편 사제직에 참여한 이들입니다. “신자들은 자신의 사제직의 힘으로 성찬의 봉헌에 참여하며, 여러 가지 성사를 받고 기도하고 감사를 드리며 거룩한 삶을 증언하고 극기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사제직을 수행합니다.”(교회헌장 10항) 이뿐만 아니라 신자들이 하는 모든 행위, 곧 그들의 일과 활동이 하느님께 바치는 영적 예물이 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저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이제는 ‘영적인 집’을 위한 ‘쓰임 있는’, ‘생기 있는’, ‘창조적인’, 그리고 ‘살아있는 돌’이 되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초대는 “여러분을 부르신 분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모든 행실에서 거룩한 사람이 되십시오.”(1베드 1,15) 하신 말씀과 다름 아닌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는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입니다. 이것이 우리 신원의 출발이었고 목표입니다. 거룩한 사람은 자신 안에 계신 하느님의 현존과 행동에 의해 성화된 사람을 뜻합니다. 개인은 거룩한 사람답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함으로서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 안에서 이루어지는 친교와 연대를 통해 영적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서로를 성숙시켜 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마르 8,33) 세속적인 판단이나, ‘입으로 나오는 온갖 나쁜 생각들, 거짓 증언, 중상 등은 사람을 더럽히고’(마태 15,17-18참조)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공동체의 영적인 친교와 연대를 파괴합니다. 그러므로, 성당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여러분이 머무는 자리에서, 모든 행실(생각과 말과 행동)에 있어 거룩한 사람이 되십시오. ‘이와 같이 우리의 거룩한 행실을 보고 사람들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찬양하게’(마태 5,16 참조) 될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세상 속에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때문에 세상이 주는 기쁨과 악의 유혹은 넘쳐나고 신앙의 삶과 현실이라는 거리감 속에서 갈등하고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영적인 투쟁의 연속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주님과 함께 살면서 그분에게서 강한 힘을 받아 굳세게 되십시오. … 악마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주시는 무기로 완전무장을 하십시오.”(에페 6,10-11) 거룩함을 멀리하면서 거룩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항상 하느님의 뜻을 찾아 기도하십시오. 그리스도의 거룩한 성체와 성혈을 되도록 자주 모심으로서 ‘그분으로 말미암아’(요한 6,57) 살아가십시오. 그분께서 힘이 되어 주십니다.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에페 6,17) ‘살아있는 그리스도교 영성은 교회 안에서 선포하고, 듣고, 기념하고, 묵상한 하느님의 말씀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주님의 말씀 1항, 베네딕토 16세교황 권고> ‘말씀살기’를 강조한 춘천교구 사목교서의 지향에 합하여, 우리도 거룩한 말씀과 더불어 영적인 성숙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자신에게서 벗어나 하느님, 타인, 모든 피조물과 친교를 이루어 살면서 관계를 맺으면 맺을수록 더욱 성장하고 거룩해집니다.”(찬미받으소서 240항,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현대의 기후 위기와 가난한 이들의 소외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 듯 행동하며, 피조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잃어버린 것에 원인이 있습니다. … 교회는 이러한 위기 앞에 하느님과 피조물의 창조적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주님의 이 말씀이 실현되어야 하는 곳이 바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과 공동의 집인 지구입니다.」(2023년 교구 사목교서 후속권고) 그러므로 피조물과 거룩한 관계를 맺는 ‘찬미받으소서’ 여정에 적극적인 동반을 부탁드립니다. 생태적 회개와 기도, 생태적 삶을 묵상하며 실천하는 것이 모든 신앙인의 창조적이고 거룩한 소명임을 기억합시다. 신앙인의 위로와 행복은 거룩하신 하느님 안에 있고, ‘거룩한 돌’이신 그리스도 위에 있으며, 거룩한 영의 보호아래 있습니다. 주님께서 친히 당신의 거룩한 영을 보내시어 여러분을 강복하시고 부디 거룩하게 보호하시며 지켜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황금빛 사랑의 마음과 향기로운 유향의 기도와 아픔을 감싸는 몰약의 위로와 함께 2023년 세상의 빛이 되어 오신 주님 공현 대축일에 춘천교구 효자동 사도들의 모후 성당 주임 원용훈 스테파노 신부 |